'오~ 여주인공 예쁘네...근데 프라다가 뭐야?'

 

퍽~!

훗~

 

여친님 앞에서 포스터에 혹했다가 한대 맞고,

'프라다'도 모른다는 무식에 비웃음 당한 필자...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그래 프라다가 무엇인지 한번 보자!'

라는 표면상의 이유와...

모델 뺨에 이어 엉덩이를 때리고도 남을

여배우들이 넘친다는 당 영화의 소식을 접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화관을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지금...

 

도데체 패션이 뭐길레...

 

 

1. 메릴 스트립.

 

필자는 이 배우를,

'죽어야 사는 여자'라는 작품에서 처음 알게됐습니다.

(무시무시한 공포영화지요...브루스 형이 너무 불쌍했던..)

 

당시 그 영화에서는 케릭터가 그렇게 멋지지도 않았고,

영화 자체가 좀...남자에겐 무서운 내용이었기 때문에,

크게 기억엔 남지 않았지만...

 

당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이후 프라다)에서는

섬뜻한 악녀의 연기를 완벽하게 해주셨습니다...

(여왕 폐하~라는 소리가 갑자기 나오는 그런....)

 

기품있는 은발에..(이분은 진짜 은발이시더군요.)

약간 내려보는 눈매,

느릿하면서도 고압적인 말투...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혼자서 만들어내십니다...

 

게다가, 패션계의 여왕으로서의 위력적인 파워우먼에서,

가정사에 시달리는 연약한 한 인간의 모습까지...

음... 당 영화는 이분이 주인공이십니다..

 

 

2. 패션.

 

참고로 필자는 브랜드에 '브'자도 모르는 남자입니다.

비싼 브랜드를 알아봤자...빈곤 정도..

(전 빈곤이 한벌도 없지만..)

 

이 영화...

제가 찾아갔던 상영관에 계셨던 여성관객분들

여러분 숨 넘어가게 하는 브랜드가 나왔다고 합니다.

(솔직히 전 옷과 라벨을 봐도 구분 못합니다...)

 

전 그냥...

'오~ 옷 예쁘네...근데 역시 옷걸이가 좋아야...여배우 예쁘네..'

 

여러 평론에서 이 영화를

하나의 패션쇼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패션을 잘모르는 필자로서는

이 영화에 나오는 옷이 뭔지도 몰랐다는 아픔이...

 

하지만 이런 필자 또한 경악해 마지않았던 장면이 있었으니...

 

당 영화 중반에,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고자 결심한 주인공이

화려한 생활을 시작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나와서

택시를 타고, 도로 사이를 지나가는 장면..

 

여주인공이 뭐에 가려질때마다 옷이 바뀝니다.

그것도 잘 모르는 필자가 보기에도 무~척 고급으로...

 

영화 흐름의 변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잘 표현한 부분입니다.

장면의 연출, 배경음악, 동선 모두 완벽한 느낌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점점 패션계에 적응해가는 그리고 동화되는 변화를 너무 잘 표현했습니다.

 

이 장면만으로도,

당 영화...패션쇼라고 보아도 무방~!

 

 

3. 결론.

 

벌써 결론이냐고, 짜증내시는 분들...

심히 죄송합니다..

 

하지만...

글 제목에서 언급했듯,

이 영화를 보고나서 느낀 저의 감정은...

 

'남자라서 슬픈 영화'

였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남는것도 공감되는것도 없었습니다...

여성분들이 느끼시는 사회라던가, 직장이라던가, 사람.

그리고 여성분들에게 민감한 패션계에서의 모습...그리고 슬픔...

남자인 저로서는 전혀 공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당 영화는 연출과 책 내용의 효과적인 압축.

패션계의 화려함을 안정적인 영상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관객층을 타겟으로 하여,

작품의 균형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나이젤'이라는 매력적인 케릭터가 나오지만,

이 또한 여성이 바라는 멋진 친구의 모습,상사의 모습을

그려내면서...결국은 여성만을 위한 영화라는 느낌만 가중시킵니다.

 

뭐..남자라서 느낄 수 없는 부분이 많은 영화였지만...

여성분들에게는 정말 재밌으셨겠습니다...

(부러운 분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느낀게 하나 더 있다면...

 

'패션의 세계는 정말 심오하구나..그리고 비싸구나...'

 

여성분들,

당영화를 보실 분들은 남자친구보다는 여자친구분과 함께 가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남친 앞에서 '나이젤' 칭찬하지 마세요. 기분 나빠합니다.

 

- 남자를 위한 패션 영화가 나오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