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리언달러 베이비에 대한 단상(스포일러있어요^^)   글쓴이 : 고투나니아     날짜 : 06-02-24 10:42     조회 : 1378     추천 : 0     이 영화에서 일반적으로 얻을수 있는 감동은 아마 혈연을 초월하는 부녀(?)간의 사랑일 것입니다. 저또한 물론 그러한 감동을 충분히 느끼긴 했으나, 사실 그보다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이 영화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인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여주인공인 복서 매기가 프랭키로부터의 관심과 훈련-결국 아버지의 사랑으로 승화되는-을 통해 승승장구하다가 클라이막스였던 타이틀매치에서의 불의의 사고로 온몸이 마비되는 인생의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을때에는, 그 사건의 갑작스러움으로 인해 영화적 필연성이 좀 떨어져보였고 그로 인해 적잖이 당황스럽고 어이없기까지 했었습니다..(솔직한 말로 '뭐야 이영화?' 이랬습니다.^^;) 그러나, 어찌보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숨겨진 참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네 인생에서도 얼마든지 그러한 일이 생길 가능성은 많으며, 그러고 보니 실제로도 주위에서나 또 매스컴을 통해 그러한 일들을 겪은 이들의 사례를 어렵잖게 접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전에 교수님께서 현대사회는 죽음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방해받는(?) 사회라고 하셨던 것같은데, 정말로 눈만 돌리면 얼마든지 즐기며 향유할게 많고, 또 워낙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조용하게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는게 쉽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한 여인의 폭풍같은 삶 그리고 뒤따르는 처연한 죽음을 비교적 담담하게 다뤄냄으로써, 저에게 인생-삶과 죽음, 특히 죽음에 대해- 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고, 또한 그것에 대한 시야을 좀더 넓혀주었던것 같습니다. 사실 죽음이란 것은 사람의 삶에 참 가까이 있는것 같습니다. 주인공 매기가 링위에서 항상 그의 지친몸을 의지했던 의자가, 어떤 한순간에 그의 삶 전체를 앗아가는 도구가 되는것처럼 말이죠.. 죽음이 생각보다 그리 먼 일이 아님에도, 사람이 그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아니 어쩌면 일부러 외면하기도 하는 것은 아마 그것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죽음을 너무 인식하다보면 그 삶자체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두려움으로 가득하게 될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삶에서 말그대로 항상 '삶'에만 집착한다는것도, 진정한 의미의 삶이 되긴 어렵겠죠..그런 면에서 사실 죽음이란건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준비의 대상이란 생각도 해봅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는 내심 매기가 과거의 어려웠던 삶을 발판삼아서 복서의 최고의 영예인 챔피언까지 도달하면서 영화가 끝날것을 예상하고 기대했지만, 그것도 어찌보면 인생의 여러가지 변수들을 보지 못하고 너무 삶(성공,보상)에만 익숙하고 촛점이 맞춰져있었기에 그랬던것 같습니다. 인생에 대한 관조적인 시각을 일깨워주었던 밀리언달러 베이비.. 제게는 바쁘고 화려한(?) 일상속에 젖어있거나, 성공이나 출세 등에 익숙한 분들에게 한번쯤 조용히 추천해주고픈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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