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기대만큼 무척 재밌게 본 영화~

 

특히, 전쟁씬을 보는 내내 제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오버랩됐던 영화는 바로

'애니 기븐 선데이'..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애니 기븐 선데이'는 제가 여지껏 본 스포츠 영화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영화인데, 그 주요 이유중 하나가 다른 스포츠 영화와는 차별화

되는 경기장면들 때문이었습니다.. (주요 이유 전부를 포함, 이 영화에 대한 평(?)은

오래 전에 제가 이 곳 게시판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 ^;)

다른 스포츠 영화들에선 현실감 떨어지는 경기장면들 위주이거나,

실제 경기수준의 경기력을 보이더라도, 관객의 역할은 그저 관중석에 앉아 있거나

TV중계를 통해 지켜보는 시청자의 입장을 넘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애니 기븐 선데이'에서는 관객이, 관중이 아닌, 관중석에서 필드로 뛰어들어,

직접 경기를 하는 선수의 입장에서 경기장면을 즐기는 듯한 만족감을 얻을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과 거친 숨소리, 경기에 대한 세밀한 전술묘사등, 경기장면 보고나면

같이 흠뻑 땀흘리며 한경기 치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카메라가 경기뛰고 있는 선수의

시각에서 거칠게 흔들리기도 하며 따라가더군요.. 당시 이 영화에서의 파격적인

카메라 워킹(?)에 엄지손가락 치켜올리던 모 영화잡지에서의 평도 떠오르는군요..

 

'300'에서의 전쟁씬을 보면서도 저는 이런 면에서 다른 고대, 중세전쟁영화들과의 차별

성을 느꼈습니다.. 전쟁씬 그 자체로 장관이었던 '반지의 제왕2'같은 영화에서와는

달리 직접 스파르타 군의 일원이 되어서 전투를 치른듯한 느낌.. 일사분란하게 움직

이는 팀워크. 한 명이 배후를 막아주면, 한 명이 막아준 사람의 배후에서 공격하는

적을 치는 재빠른 커버플레이..  빨래판 몸매(^ ^;)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와 장엄함이

스크린을 압도하는군요...

 

참고로, 5~6년전에 '불의 문'이라는 역시 스파르타 군의 이 전쟁이야기를 다룬 2권짜리

소설의 광고가 신문 광고란을 거의 도배하다시피했던 (조금 과장해서요~) 기억이

나는데요.. 저도 그때  이 소설을 빌리기는 했는데, 서두가 너무 길어서 조금만 읽다가,

계속 읽기를 포기했었죠...ㅜㅜ   그 긴 서두 속에 아마도 태어날때부터 용맹한 전사로

키워질수 밖에 없었던, 그리고 이런 무모해 보이는 전투를 감행하게된, 고개를 끄덕이게

 할만한 당시 스파르타의 정치적 상황이나 주변정세에 대해서 보다 상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 영화에서는 스토리 전개는 압축한채 전투씬에 최대한 공을 들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불만 하나는 중간에 나래이션 나올때 아시안들과의 전쟁이라고 설명하던

부분.. 역사적 의미가 어떤지를 떠나서, 그냥 차라리 서아시아라고 하면 안되남?

 

쩝.. 뭐, 어쨌든간에 재밌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