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전에 모 영화잡지에서 중천의 미술에 대해서 집중취재를 한 기사를 본적이 있다.

언제나 규모를 강조하는 영화가 그렇듯이 좋은 이야기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는 그만 기절하는 줄 알았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김태희 때문이었다.

집에 T.V가 없는 관계로 그녀가 방송에서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는지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로 그녀의 연기를 접하게 되었고, 잠시후 나는 그만 울고 말았다.

화면에 비춰지는 그녀의 연기는 영화내내 자신을 비치는 카메라와 감독의 큐사인을 두려워 하는 연기 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연기가 무서워요" 라는 표정으로 슬플 때도, 기쁠 때도, 행복할  때도, 놀랄 때도 언제나 같은 표정을 유지하며 영화를 진행시키고 있었고, 그녀가 화면에 등장할 때 마다 나는 웃음이 터지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미리 얘기하자면 나는 김태희 이하 다른 연예인들을 비하하는 안티이거나 하는 종류의 생물은아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중천에서 김태희의 연기를 보는 것은 고역 중의 고역이였다.

환하게 웃는 미소하나는 절창인 듯하나, 영화를 통틀어 봤을때 그건 가벼운 개인기에 불과 한 것 일뿐, 정말이지 김태희를 제외한 모든 스텝에게 내가 괜히 미안해 지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영화자체도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스토리 구성과 볼거리를 위한 화면에 집착한 탓에 완성도를 논하는 것 조차도 조심스럽지만, 그중 단연 돗보이는 것은그녀의 연기가 아닌가 싶다.  

전도연이 칸에서 상을 받은 것은 그녀가 크던 작던 어느 작품에서든 자신에게 주어진 연기에 진지하게 임했기 때문이고 그 정점에서 그녀에게 그런 영광이 돌아간 것 이라고 생각된다.

잘알지도 못하면서 김태희의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논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최소한 "기본"이 되는 연기를 하는 연기자의 모습을 보며 내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

미소와 미모가 연기를 대신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