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2때 의 이야기를 적어 볼까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지만,

그래도 그때 당시에는 정말 진지 했답니다...

 

제가 고2때이니까, 1994년도 쯤 되겠내요...

계절은 잘 기억이 나질 않내요..

 

제가 살던 곳은 경상북도 김천이랍니다.

 

집과 고등학교(남고) 가 좀 거리가 있어서 저는 자전거 통학을 했죠..

매일 같은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맞으며, 학교를 다녔죠.

매일 자전거로 지나가는 중간에는 여고 학생들이 스쿨 버스를 타기위해서 기다리는 정류장이 있답니다.

 

운명의 그날도 저는 자전거를 타고서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를 향해 가는데,

그날 따라 왠지 모르게 정류장의 한 여학생이 제 눈속에 쏙 들어 오는 거에요..

 

그 다음 날 부터는 그 여학생을 잠깐이라도 보는 즐거움에 학교를 다녔지요,

어쩌다가 그 여학생이 안보이는 날이면, 하루 온종일 마음이 불편한거 있죠.

 

그렇게 한달 정도를 그 여학생을 보기만 하면서 지나 다니다가,

 

어느날 어디서 저에게 그런 용기가 났는지.

 

말을 걸어 보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죠..

 

그냥 말을 걸기가 좀 이상한듯 해서, 열심히 머리를 굴린 결과,

 

꽃을 선물해 주면서, 말을 걸어야 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이게 더 이상할건대, 왜 그때는 그렇게 하는게 멋있을거라 생각했는지 ..)

 

 사건의 그날, 저는 깔끔하게 교복을 입고서, 그녀가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곳에 좀 일찍 나가있었죠.

 

 한손에는 꽃 다발을 들고서, 정류장을 볼수 있는 좀 떨어진 곳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1분 1분 스쿨버스가 올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두근두근 거렸어요.

(지금 이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두근 거리내..ㅎㅎ)

 

시간은 다 되어 가는데 그녀가 오지를 않는거에요.

 

저멀리서 스쿨 버스가 오고 있는데, 여전히 그녀가 오지를 않고 있내요.

 

스쿨버스가 멈추어 서고, 여학생들이 버스에 오르기 시작해서야,

그녀가 저 멀리서 열심히 뛰어 오고 있는거죠.

 

그리고, 제가 말을 걸기도 전에 스쿨버스에 올라가 버린겁니다.

 

그 순간 저의 순간적인 판단 , (정말 결정적인 판단 미스 였어요..)

오늘 반드시 이 꽃을 전해 줘야 한다.. 라고 판단했죠.

 

그리고는 저 역시 그녀가 올라탄 여학교 스쿨버스에 올랐 탔습니다.

 

그리고 아주 아주 당당하게 그녀에게 걸어 갔습니다.

 

제가 올라 탔을때의 놀라는 여학생들의 표정, 기사 아저씨의 황당해 하는 표정,

 

그리고 순간의 정적

 

저에게는 그 표정들이 저들 축복해 주는 표정으로만 보였죠.

(사실은 그게 아닌데.. ㅜㅜ )

 

제가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저의 목덜미를 잡는거에요.

 

잠시 황당해 하던 기사 아저씨가 정신을 차리고서는 당당하게 걸어가는 저의 목덜미를 잡으신거죠..

 

"야.. 뭐 이런.. xx 놈이 다 있어, 이게 ...." 등등

 

기사 아저씨의 정적을 깨는 목소리에 뒤이어서 수군 거리는 여학생들의 목소리,

 

기사 아저씨두 너무 하시지 좀 참아주실것이지..

 

그 순간 그냥은 못내리겠다고 발버둥 치는 저와 무조건 끌어 낼려는 아저씨의 힘싸움

 

정말 처절 했습니다. (내가 왜 그랬는지. ㅎㅎ)

 

결국은 기사아저씨에게 목덜미 잡혀서는 끌려 내려갔죠.

 

끌려가는 중에 들고있던 꽃은 엉망이 되어 버리구..

 

웃음바다가 되어 버린 스쿨버스.

 

내가 목적으로 한 여학생에게는 말도 못걸어 보고,

 

그일이 있고 난 뒤로 그학교 여학생들이 저만 보면 웃고 있는거 같아서

 

제대로 길거리도 못다녔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