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싱글 골퍼가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말았다. 입구를 지키던 수문장이 아무리 명부를 살펴봐도 천당행인지 지옥행인지 정해지지 않아 망설이다 골퍼에게 이렇게 물었다.

"특별히 천당과 지옥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

먼저 지옥부터 구경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천당을 택하라고 말해줬다. 지옥 구경을 온 골퍼를 보고 사탄은 골프광이었던 그의 간절한 소망을 알고 있었다.

즉 '언제 어느 때라도 마음 놓고 골프를 칠 수 있었으면...' 하는 심정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사탄은 골퍼를 지옥의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안내했다. 융단 같은 페어웨이와 아름드리 나무가 어우러진 맑은 호수, 기막히게 설계된 홀들...

특히 황금 카트와 보석으로 장식된 최고급 골프채를 보자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였다. 한번 라운드를 해보겠다는 그에게 사탄은 지옥에 남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에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골프광은 주저없이 지옥을 택했다. 사탄과 함께 황금 카트를 타고 첫 홀로 향하는 그의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티 박스에서 휘황찬란한 드라이버로 연습 스윙을 마친 뒤 황금으로 된 티를 정성스레 쫒은 그는 사탄에게 공을 달라고 부탁했다. 사탄이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공은 천당에만 있어. 여긴 지옥이라니까...."

 

 

 

 

격한 언쟁 끝에 부부는 서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난 어느 날.

남편은 이튿날 아침 취직 면접을 위해 7시에 일어나야 하지만 잠이 많아 일어날 수 없으니 누군가가 깨워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심사숙고한 끝에 그는 메모를 해 놓았다.

"여보! 내일 아침 7시에 꼭 깨워줘요."

이튿날 아침 깨어 보니 9시였다.

노발대발해 집 안을 발칵 뒤집어 놓고 보니 탁자 위에 메모가 있어다.

"일어나요. 7시라고요."

 

 

 

 

아내가 거실 바닥을 기어다니며 걸레질을 하자 남편이 툭툭 치며 말했다.

"아이고~ 갈수록 펑퍼짐해지는구먼. 저기 베란다의 제일 큰 김장독하고 크기가 거의 비슷하네."

부인은 못 들은 척하고 자기 일을 했다.

남편은 재미를 붙였는지 줄자를 가져다 부인의 엉덩이를 재고 다시 김장독을 재면서 놀렸다.

"아이고~ 당신이 이겼네. 당신 거가 더 커! 이런 이런."

그날 밤.

남편이 침대에서 아내의 배 위에 다리를 걸치며 집적거렸다. 그러자 부인이 옆으로 홱 돌아누우며 쏘아 붙였다.

"시들어 빠진 그깟 총각김치 대가리 하나 담자고 커다란 김장독을 열수는 없잖아! 흥!"

 

 

 

 

남편이 잠자다가 목이 말라 일어났다. 그러자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을 깬 아내가 하는 말,

-> 지금 할라꼬?

남편이 힐끗 쳐다보곤 아무 말 없이 불을 켜니 기대에 찬 눈빛으로 쳐다보며 하는 말,

-> 불 켜고 할라꼬?

남편이 안경을 찾아 쓰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는 말,

-> 안경 쓰고 할라꼬?

남편이 인상을 팍! 쓰며 거실로 나가니 눈을 반짝이며 하는 말,

-> 소파에서 할라꼬?

못 들은 척 그냥 나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니 침을 꼴깍 삼키며 하는 말,

-> 물 먹고 할라꼬? 내도 좀 다오! 목 타네!

물을 한 컵 주고 다시 들어와 잠을 자려 하니 실망한 눈으로 쳐다보던 아내가 하는 말,

-> 낼 할라꼬? 에구~ 치사 빤스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