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 1,401MB
자막 : 폴더내 SUB자막
릴그룹 : WAF
릴버전 : DVD

비디오(화면) 정보
    압  축  코  덱   :  XviD MPEG-4 Video Codec
    화면크기 (비율)  :  800 x 432   ( 1.85 : 1 )
    프  레  임  수   :  175380 프레임
    재  생  시  간   :  1시간  37분  32초
    색          상   :  12 비트
    초 당 프 레 임   :  29.970 프레임/초
    비 트 레 이 트   :  1,774 킬로비트/초
    화          질   :  10000  (높음)

사운드(소리) 정보
    압  축  코  덱   :  AC3 Prologic (DD)
    채    널    수   :  2 채널  (스테레오)
    예  제  속  도   :  48,000 헤르츠
    비 트 레 이 트   :  192 킬로비트/초

 이크님 요청작입니다.

바흐만 고바디는 장편 데뷔작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A Time for Drunken Horses]을 만들기 전에 동명의 단편을 만들었듯이, 이번 작품을 만들기 전에도 [전쟁은 끝났다 War is Over]라는 중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모티브를 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작에서 그랬던, 쿠르드인의 테두리를 벗어나, 폭정과 전쟁이 모든 아이들을 짓누르고 있는 가혹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혼자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하며, 생계를 위해 죽음의 위험도 불사해야 한다. 그 냉혹한 현실 앞에서 헹고의 예지능력도, ‘위성’의 사랑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그린을 잃고 돌아서는 헹고의 모습은 이라크 땅에서 벌어지는 비극이 현재진행형임을 말한다. (씨네서울)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2000)으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바흐만 고바디가 이라크 전쟁의 비극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미국과 이라크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슬픈 역사를 이뤄왔던 쿠르드족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것이다.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2003년 미국과 이라크 전쟁 발발 몇주 전. 이라크와 터키 국경 지대에 걸쳐 있는 쿠르드족 난민 캠프에 긴장감이 맴돈다. 아이들은 땅에 묻힌 지뢰를 내다 팔아 근근이 생존해간다. ‘위성(소란 이브라힘)’이라 불리는 소년은 아이들의 리더로 수완을 발휘하며 전쟁에 대처하려 한다. 난민 수용소에 들어온 낯선 소녀 아그린(아바즈 라티프)은 위성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아그린은 앞을 거의 못 보는 아기 리가(아브돌 라흐만 카림)와 두 팔을 잃은 오빠 헹고(히레시 페이살 라흐만)와 함께 떠돌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아그린은 아픈 기억 때문에 늘 벼랑 끝에서 자살을 생각한다.

<거북이도 난다>를 지배하는 정서는 위기감이다. 들판을 헤매는 아이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 때문에 조마조마한 상태다. 그것은 미국의 침공이 임박한 이라크 국경 지대를 짓누르는 서늘한 긴장감과 짝을 이룬다. 예지력을 가진 헹고는 전쟁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위성’은 아그린과 리가를 돌봐주면서 헹고의 예언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하지만 전쟁의 한복판에 무자비하게 내던져진 아이들에게는 비상구가 없다. 이라크 군인에게 강간당해 원치 않은 아이를 낳은 아그린과 지뢰 때문에 팔다리를 잃은 아이들은 저마다 참혹한 트라우마에 짓눌려 있는 상태다. ‘위성’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은 이번에도 연기 경험이 전무한 어린 배우들을 영화에 출연시켰다. 그럼에도 이들의 연기는 무척 자연스럽고 대담하며 천진하다. 영화 속 이야기는 그들에게 허구가 아니라 현실인 것이다. 거칠고 척박한 암벽과 광활한 들판에 빼곡하게 세워진 난민 천막촌, 아무렇게나 버려진 고철 덩어리 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은 흔치 않은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하지만 <거북이도 난다>는 무작정 비극적인 정서만을 과시하지는 않는다. 슬픔을 가득 머금은 아그린의 어두운 얼굴은 어설픈 영어를 지껄이며 씩씩하게 살아나가는 ‘위성’의 활력과 교차한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터져 나오는 유머는 건조하고 황량한 비극을 매끄럽게 만드는 윤활유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어른들의 캐릭터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은 그런 유머야말로 쿠르드족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말한 바 있다. 지상에서 가장 고립된 땅에서 민족의 현재를 이야기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법. 세계 영화계를 일깨우는 청량제 같은 작품이다. (필름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