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청연을 품다...   글쓴이 : 탐키미     날짜 : 07-08-22 19:24     조회 : 2043     ▶내인생 최고의 영화답게 영화평도 정성스럽게 작성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포인트 획득만을 위해 무성의하게 올린 영화평은 삭제됨과 동시에 별점도 부여됩니다. 《소름》은 청각적 효과가 돋보이는 영화였다. 배경음악보다는 갖가지 소리, 소음으로 공간을 청각화하고 캐릭터의 심리상태를 설명하는 영화. 반면 같은 감독의 차기작인 《청연》은 시종일관 과잉된 음악이 귀를 짜증나게 하는 영화였다. 시놉시스 단계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평면적이고 겉도는 캐릭터들과 어색하게 비약하는 플롯 전개 뒤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듯 과도하게 흘러나오는 선율들. '여기서는 가슴이 짠~해야 해', '이 장면에서는 울어야 하는거야'라고 알려주는 계몽적(!)인 선율 속에서 내내 괴로워해야 했다. 이만희의 《휴일》을 두고 누군가가 '과잉된 음악이 어쩔 수 없는 60년대의 한계'라고 안타까워하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시대의 과잉된 음악은 시대적 한계가 아니라 치졸하고 비겁한 수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경원이라는 '소재'가 그나마 이 영화를 받치는 최소한의 버팀돌이 되었지만, 기다렸던 윤종찬-장진영 콤비의 귀환은 소름끼치도록 실망스러웠다. ps. 그리고 감독은 인터뷰에서 민족주의적 요소를 배제하려고 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박경원에게 민족주의적 알리바이를 부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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